리빙랩(Living Lab): 혁신적 문제 해결을 위한 사용자 중심 접근법

 

리빙랩(Living Lab)은 '생활 실험실'이라는 뜻으로, 실제 생활 환경에서 사용자와 연구자가 협력하여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책을 개발하는 혁신적인 접근 방식입니다. 리빙랩은 지역사회, 기업, 학계, 공공기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해 사용자의 실질적 경험을 바탕으로 실험하고 개선하는 과정입니다. 이는 기술 혁신뿐 아니라 사회적 문제 해결, 환경적 지속 가능성 증진 등 다양한 목적에 활용되고 있습니다.

리빙랩의 기원과 발전

리빙랩의 개념은 1990년대 후반 MIT 미디어랩의 윌리엄 미첼(William J. Mitchell) 교수가 제안한 "Live-in Laboratory"에서 시작되었습니다. 미첼 교수는 인텔 등과 협력하여 가정 내 디지털 기술을 테스트할 수 있는 실험적 공간을 만들었으며, 사용자가 실제 생활 환경에서 제품과 서비스를 체험하고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. 이 과정에서 리빙랩은 사용자 중심의 혁신을 촉진하는 도구로 자리 잡았으며, 현재는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분야에 응용되고 있습니다.

리빙랩의 주요 개념

• 사용자 중심의 혁신: 리빙랩은 사용자의 참여를 통해 실제 필요를 반영한 솔루션을 개발합니다. 이는 사용자들이 직접 경험한 문제를 바탕으로 하여, 보다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해결책을 모색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.
• 실제 환경에서의 실험: 리빙랩은 실생활 환경에서 진행되며, 이는 결과의 신뢰성을 높이고 실제 적용 가능성을 높입니다. 사용자들은 일상에서 겪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실험하고 피드백을 제공합니다.
• 다학제적 접근: 리빙랩은 기술, 디자인, 사회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협력하여 문제를 해결합니다. 이를 통해 보다 포괄적이고 혁신적인 솔루션을 도출할 수 있습니다.

리빙랩의 적용 사례

리빙랩은 사용자와의 협력을 통해 사회적,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는 실험적 플랫폼으로 발전했습니다. 대표적인 사례로 프랑스의 휠리즈(Wheeliz)를 들 수 있습니다. 휠리즈는 휠체어 사용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차량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, 장애를 가진 창업자 샤를로트 드 빌모린(Charlotte de Vilmorin)의 경험에서 출발했습니다. 그녀는 휠체어로 여행할 수 있는 차량을 구하기 어려웠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장애인과 그 가족이 소유한 개조 차량을 공유하는 시스템을 도입했습니다. 이 플랫폼은 기존 차량 대여 비용의 약 30% 수준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며, 휠체어 사용자의 이동성을 크게 향상시켰습니다.

휠리즈(Wheeliz) 설립자인 샤를로트 드 빌모(Charlotte de Vilmorin)

또한, 한국에서는 시각장애인 유튜버 '원샷한솔'과의 협업 사례가 있습니다. '원샷한솔'은 컵라면을 먹을 때 시각장애인들이 겪는 불편함을 소개하는 영상을 통해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. 이를 계기로 삼양식품은 ‘원샷한솔’과 함께 시각장애인들이 제품 정보를 더 쉽게 인식할 수 있도록 점자 표기가 있는 용기면을 개발했습니다. 이 사례는 리빙랩의 접근 방식을 통해 사용자의 실질적인 요구와 피드백을 반영하여 제품을 개선한 성공적인 예로 평가됩니다.

시각장애인 vs 컵라면 🥢웃픈 그들의 컵라면 먹방

 

또 다른 사례로는 산업 디자이너 패트리샤 무어(Patricia Moore)의 연구가 있습니다. 무어는 1970년대에 노인 분장을 하고 미국 전역을 여행하며 노인들이 일상에서 겪는 문제를 직접 체험했습니다. 이 연구는 유니버설 디자인 개념의 발전에 크게 기여했으며, 모든 사용자의 접근성을 고려한 디자인 혁신을 촉진했습니다.

26살에 4년간 80대 할머니로 분장한 패트리샤 무어. 사진=RIT Production Services

20대 때의 패트리샤 무어./사진=RIT Production Services

리빙랩과 ESG의 연계

리빙랩은 ESG(Environmental, Social, Governance) 원칙과 긴밀히 연계될 수 있는 접근 방식입니다. 리빙랩을 통해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솔루션을 개발하거나, 사회적 가치 창출을 촉진하는 활동을 실현할 수 있습니다. 시각장애인 유튜버 ‘원샷한솔’과 삼양의 협업 사례는 리빙랩이 제품 개발 초기 단계부터 사용자 경험을 반영하여, 점자 표기가 있는 용기면과 같은 혁신적이고 포용적인 제품을 출시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.

 

리빙랩의 미래 전망

리빙랩은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참여와 협업을 통해 현실적인 문제 해결 방안을 도출할 수 있는 강력한 방법론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. 이 접근 방식은 특히 디지털 전환, 스마트 시티 구축, 지속 가능한 개발 목표(SDGs) 달성 등 미래의 복합적인 도전에 대응하는 데 효과적입니다. 향후 리빙랩의 활용이 더욱 확대됨으로써, 지속 가능하고 포용적인 사회로의 전환을 가속화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.